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사라지리다.L.A 오션사이드 피어에서 내려다보는 밀려드는 파도들

나그네수복 2020. 11. 11. 19:43

 

태평양 바다위에 두발을 딛고 선다.

일필 휘지 광풍에 휘날리듯 한없이 밀려드는 파도 물결은

육지와의 경계선에 부셔저내리는 거대한 햐얀 상상을 죽죽 그어댄다.

일희일비가 난동치는 해변가에는 야자수 나무들이 개우뚱거리며 도열하고

기생하는 벌레처럼 인간들은 희열을 만끽하려 기어다닌다.

앞으로는 수평선 뒤로는 지평선 옆으로는 끝이없는 일직선 수지평선

뉘라서 이를 보고 인간세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자연인 것을

없음과 있음이 하나인 것을  존재와 비존재는 하나인 것을

우주에서 내가 있음은 이 같은 것을

너울거리며 몰아치다 흰 포말로 사그러지는 거대한 힘을

인간들은 부딪치며 겪어내며 아파하며 즐거워하다 이내 흔적없이 사라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