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11219. 계란 판이 길 가에 버려졌다.
나그네수복
2022. 6. 19. 05:58
계란 판이 길 가에 버려졌다.
잿빛 우중충한 색체
켜켜이 쌍인 침침한 줄무늬
재생의 길을 마치고
또다시 어떤 부활을 맞이하려나
흔하지 않은 모습이 되어
길가에 수북이 버려진다.
누군가 어디로
쓰레기 청소차 아니면 허리 굽은 리어카 할머니
고된 생은 마감이 되고
더 헤어질 것도 없는 잿 빛 너덜너덜
세상 하직할지라도 예쁘고 싶은 할머니의 고운 빗질
주름살은 머릿기름에 반짝거린다.
종말은 그렇게 다가와야 하는데
파쇄되는 아픔이 함께 할 때는
몸부림치며 소나기 처럼 한바탕 울고 말리라.
길 가에 내 버려진 계란 판의 슬픈 소리는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다.
나도 한 때는 따뜻하게 웃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