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11211. 박제된 검은 눈동자를 마주 본다는 것은

나그네수복 2022. 7. 15. 16:02

 

 

 

박제된 검은 눈동자를 마주 본다는 것은 

 

검은 눈을 만든다는 것은 내가 나를 비추는 것

가슴팍에 꽂아 드는  어떤 비수다.

수많은 동심원이  검은 눈으로 뭉친다.

감고 또 감고  감기고 또 감기고

검은 눈을 행해서 돌고 도는 모습은

나를 향해 밀려오는 세상살이의 귀결을 향한 응시

이웃들의 안 깐 힘도 검은 눈이 되어 나를 거든다.

나는 나를 볼 수 없는데 나는 나를 보려고 

나 또한 검은 눈을 만들어 마주 섰을 때

모든 흔적은 사라지고 오로지 검은 눈 하나로 뭉쳐버렸다.

날카롭고 뾰족하게 심장을 지르는

악소리는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검은 눈동자의 검은빛은 무심하게 나를 찌른다.

막막하고 답답하고 무서운 눈으로 

나의 블랙홀은 마주 보는 나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