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00925. 점령 당한 생명 나이는 치매 중이다.-아라 뱃길 시천 공원

나그네수복 2022. 1. 14. 07:57

 

아라뱃길 시천 고목나무 공원에서

 

수백 년의 고목은 치매 중이다

나이테는 나이를 썩혀버렸다.

무지막지 세맨트는 인정사정 볼 것도 없다.

썩어버린 세월에 석고를  굳히고

헐떡거리는 숨소리만 남겨놓았다.

뿌리째 문들어지는 고통은 오로지 노인네의 몫

부질없는 생명을 짊어지고 죄인이 된 형틀에서

번민의 선혈이 흘러내린다.

발악하는 생명이다 잎은 피어나고

열매를 달라고 합창하는 신록의 희열

내장도 들어내버린 생명의 종말은 치매 중이다

시천 공원은 고목들의 인간 양로원

경로당에서 화투놀이가 어제였는데

시멘트에 점령당한 생명 나이는 치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