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00825. 지난 세월을 덮어버리고 빙긋 웃는다.-일자산 칠부능선 삼거리
나그네수복
2021. 12. 29. 07:08
일자산 칠부능선 삼거리에서
일자산 칠부능선 삼거리 길목 어귀에 고목 하나 우람찬 수문장
야트막한 야산에 건강볼모 도시민들의 걸음은 항상 잰걸음
언제부터인지 고목 아래 신기하게 하나 둘 돌이 쌓이기 시작했다.
수시로 텃밭 찾아오고 가는 나그네에겐 신통한 의문
언제? 누가? 어디서? 돌을? 육하원칙의 의문은 얽혀버린 실타래
어느 날 얼굴만한 판때기가 익살스럽게 목이 찔려 걸리고 매직팬이 휘갈렸다
거침없는 쌍욕과 저주 xxx야 돌을 가져가지 말라. 지옥......
행인들은 부지깽이 욕 바가지 퍼부어지는 오줌싸개 챙이 쓴 처량한 꼴 되고
욕쟁이 기도는 쌓이다 쌓이다 키를 넘었다
썩어가는 틈 사이로 고목은 짙푸른 이끼로 작은 세상을 만들고
짙은 갈색의 버섯들은 이끼 위에서 고목의 연륜을 더해준다.
자갈 틈 사이 비집고 올라온 새순 덩굴 하나가 지난 세월을 덮어버리고 빙긋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