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00409. 천지사방에 진동하는 새봄의 향수를 뿌린다

나그네수복 2021. 10. 20. 06:04

 

라일락 향기에 취해

 

알지도 못하는 사이 

맛있는 향내가 가던 길을 붙들고 

그래 라일락 냄새지. 

스무 걸음도 더 멀리 확 풍겨온다.

연분홍 망울속에 고이 간직하다가

펑하고 터트린 꽃내음 만지고자

킁킁거리는 내 코는 개코를 닮았다.

먹는 듯 마는 듯 맡는 듯 마는 듯

허기져서 주린 코는 열심히 향기를 찾는다.

꽃봉오리 수북하니 옹골차게 열린 곳에

나는 꿀 향기에 취해버린 한 마리 벌이 되어서

좋아라 소망으로 윙윙거린다.

라일락은 분홍색 고운 빛깔은

천지사방에 진동하는 새봄의 향수를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