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00513. 늘어진 동아줄에 남겨진 생을 태워 보낸다.-신안 12사도 순례중에
나그네수복
2021. 12. 7. 05:43
유다의 집과 시몬의 집 물목에 서서
유다의 섬과 시몬의 섬사이에는 물길이 있다
밀물때는 발조차 거부하고
썰물때는 온 몸조차 포옹을 한다
바위도 모래펄은 익사의 허덕임을 내 차버린다.
바다를 향한 열병이 온 정신을 무등때울 때
십계의 영화포스터에 홍해가 갈라지는 이적에 휩쓸리고
바다는 왜? 물음표가 외눈박이 거인이 으르렁거리는 위협을 했지.
그게 언제였던가 까마귀 깜밥이 된 날에
멀리 천사대교의 꿈이 아른하게 창해위에 걸려있다.
창공위에 매달아논 노년의 풍경이 되고
허공을 향해 12사도의 기도소를 모두다 가쁜 숨지르고
20살 남짓 남해 어느 해수욕장에서 바다를 향한 화병은 식어내렸다.
모세의 장난이 하루하루 일상으로 화석이 되어버린 길목에서
70의 노청년은 나그네 떠돌이 섬하나 바다하나 하늘하나 세어보면서
천사대교처럼 희미하게 늘어진 동아줄에 남겨진 생을 태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