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새문을 지나친다.180415 팔레르모 포르타 누에바를 지나며

나그네수복 2020. 8. 16. 18:27

 

포르타 누에바,  새로운 문

개선문이라 해도 좋고 

지붕꼭지에 조각된 용맹의 상징 독수리문 

전쟁에 승리했다니 승리의 문이라해도

튀니지전의 승리자 황재의문이라 불러도 좋을텐데 

굳이 편하게 포르타 누에바라고만 시민들은 부른단다.

 

포로된 무어인은 터번을 둘러쓰고

울룩불룩 긴장이 들어있는 근육살 부끄럽게도

절단된 팔과 부끄러운 팔모음으로

걸친 옷도 없이 풀이 죽어 생기라곤 저리 가버렸다.

허공을 향한 응시는 그냥 끝없는 허무이다.

우리는 이 족속들을 정벌하였노라.  너희는 정벌 당하였다오.

 

한무리의 여학생들이 그냥 그냥 지나가다가

너도나도 가게에서 주먹밥 하나씩 사들고

맛있게 귀엽게 재잘거린다.

나도 SPRIGOLA라 이름하는 가게 들어가

누런 주먹밥 2개 집어들고 노상에서 주점부리해본다.

쌀밥 뭉쳐놓은 동그란데 1달러?

맛은 그만두고라도 소녀의 들뜬 기분 함께되어

아랍인 올려보며 생각버리고 새문을 지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