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칭찬할 수 밖에.180414 아그리젠토 신전의 계곡 모퉁이 빌라 전시회

나그네수복 2020. 9. 1. 16:52

 

카오스에서 태어난 하늘의 신 우르노스와 대지의 신 가이아는

12의 티탄신과 괴물들을 낳고

그 자손 크로노스는 재앙을 피하려 자식을 삼키고

제우스는 반란을 일으켜 아버지를 죽이고 형제들을 구하고

원초적인 오리무중의 신화속 전설을 끄집어냈다보다.

신들의 계곡 한모퉁이 빌라에 들어선 발걸음

섬찟하기도 기묘하기도 한 전시앞에 나그네는 당혹했다.

동강난 뱃속에 아기들이 분할되어 서로보며 부라리는 눈알들은

편안하게 지쳐버린 엄마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이미 인간이 아니고 전쟁하는 신들의 모습이던가.

알에서 시작되는 남자와 여자는 카오스를 깨버리는 몸짓

그래서 생긴 질서들은 제 각각의 시지푸스 운명이다.

오르다 오르다 떨어져도 또 다시 삶을 지고 또 오르리

내려다 보고 있는 나는 이 모든 것을 귀엽다고 칭찬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