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180404 아테네 국립고고학 박물관/아프로디테와 판과 에로스

나그네수복 2021. 1. 31. 10:12

한컷의 희극장면 보고 웃을 때 마다 배우들과 일심동체

질끈 동여맨 머리수건엔 욕탕이 떠 오르고 

손에 든 슬리퍼엔 분노보단 당장 당황띈 노기가 농기로 변하는데

약간은 움츠린 자세 수줍은듯 개구장이 때리려는 장난기

덮으려는 팔목을 잡아채는듯 어께보다 못한 키에 들어올린 얼굴은 뭐하자는건가.

한쪽발엔 슬리퍼도 없어요. 욕탕에 들어가려는데 챙피하게 어디서 이 자식이.

에로스의 천진한 날개짓은 판신의 복숭이털마져 미소로 흔들거리게 만든다.

반신반인 주제에 감히 아름다움의 여신을

헬레니즘시대 인간들을 거품같은 하늘의 여신을 이렇게 품었나보다.

통통거리는 아프로디테의 살결은 판신의 근육질을 볼품없이 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