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170813. 마르쿠수 아우렐리우스 기마상은 명상록이다.-로마

나그네수복 2022. 4. 1. 06:54

 

 

마르쿠수 아우렐리우스 기마상은 명상록이다.

 

명상록 한자로 된 세 글자가 환하게 뚜렷하다.

사고의 눈이 싹트던 소년 학창 시절에 

뭔가 보임직하고 뭔가 안다고 하고 싶은 시절에

어줍지않게 내가 무엇인가를 깨우처보겠다는 치기의 그 때

제목이 주는 느낌은 동참해보려는 억지가 있었다.

이름은 이제껏 머릿속에서 뚜렷하나 내용은 여전히 흙탕물이다.

 

로마 역사 오현제의 태평성대 끝물에

사그라드는 마지막 불꽃으로 의기를 태우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약골의 몸으로 황제의 직분을 헐떡거리며 힘겹게 짊어지고도

한평생 전쟁터를 누비며 로마의 천하를 휘어잡아도

머릿속은 한 인간인 할 바를 쉴 틈 없이 명상하며 적어내었다.

어쩌면 사람의 자기 삶을 찔러대는 가시의 아픔이겠다.

황제는 보통 사람이었고 보통 사람이 엮어낸 황제의 모습이었다.

 

홁을 털어버린 마르쿠스의 의연한 청동 기마상

콘스탄틴 대제인 줄 잘못 알고 풀무의 불꽃을 피했다는데

황제를 그린 동전의 그림이 그대로 닮아 본 이름을 찾았답니다

옷차림은 소박해서 장군일까? 무기도 없네, 화려한 수레도 없네

노련한 팔 놀림이 승전의 환호에 고맙다 답을 하는 듯 

명상록과 황제가 한권의 책으로 어울려 빛을 발하네

한 발을 치켜든 말발굽의 흔들림은

살아있는 한 인간 마르쿠스 황제이자 명상의 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