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170812. 검정과 흰색으로 세상을 구성해냈다.- 바티칸 박물관

나그네수복 2022. 3. 12. 13:21

 

 

라파엘로의 그리스도 변용의 그림을 보며

 

색칠로 바꾼다면 어줍잖은 추상 그림으로 바꾼다면

위는 백색의 사각이고 아래는 검은색의 사각이겠다.

라파엘로는 하얀색으로 로망을 들어내고 검은색의 암흑으로 빠져들었고

제자인 줄리오 로마노는 암흑속의 고통을 색칠하면서 변용의 희망을 즐겼으려나?

둘 사이에는 뛰어넘을 수 없는 장벽이 스승과 제자 사이의 돌덩어리로 재단되었다.

완성과 미완성의 대비 속에서 인간들의 신화는 욕망으로 꿈틀거리고

불만과 성취의 대립 속에서 승천은 육신의 변용으로 만용을 부리고

암흑속의 고통과 치료의 성취 속에서 눈물과 희망은 줄다리기 토론 중이다.

위로는 미지를 향해 하늘하늘 날아오르고 아래로는 고통의 침전물이 철벅철벅 쌓이고 있다.

똑같이 하늘 향한 손짓이래도 갈구하는 건 어둠일 뿐 하얀색은 광채로 빛날 뿐이다.

그림은 대비라야 조화가 이루어진다나.

절망뿐인 세계도 희망뿐인 세계도 이 세상의 세계는 아닌가 보다.

라파엘로와 줄리오 로마노는 검정과 흰색으로 세상을 구성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