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01026. 이제 나이 칠 순이 되어 목이 마르다.-나리 농원
나그네수복
2022. 2. 3. 08:53
넓고 넓은 나리 농원 꽃밭에서 생각이 난다
수만 평 일지 아니면 수십만 평일지
걷기도 두려운 꽃 들판인 농원에서 한참이나 걷다 보니
동심이 부자였던 마당 한쪽 조그만 화단이 보고프다.
바가지에 찰랑찰랑 마음을 담아
채송화 주변 따라 쪼르륵 착한 정성 쏟아부으며
철없는 마음은 살갑게 뿌리 찾아 스며들었지
빨간 벽돌 주어 모아 경계선 넘어는 너의 땅
누구도 넘어서는 안 되는 너만의 구역
고운 마음은 엄마 되어 곱게 자라거라 다둑였었지
나팔꽃 어느덧 활짝 피는 초 여름 아침
울타리로 엉금엉금 딱 세 송이 마술에 놀라
기쁜 마음 초롱 거리고 걸음은 께금질 팔짝거렸지
봉숭아 꽃 붉어지고 검은 씨알 툭툭 퉁겨오는 날
큰 이모 봉숭아 꽃 물들인 날 토방 마루 보고 싶어서
명반 섞어 고운 물 손톱 위에 골무 정성 실 감아본다.
조그만 나만의 땅덩어리가 가지고 싶구나 보고 싶구나
이제 나이 칠순이 되어 목이 마르다. 화단의 물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