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170809. 서광은 시작이었다 진군의 북소리가 꽝꽝거린다.-토스카나 여행
나그네수복
2021. 12. 6. 08:10
토스카나 보카치오 성읍에 올라
내려다 본다는 건 올라갔다는 것
내려다 보려고 솟구쳐 튀어오르는 독수리
활공의 날개를 휘저으며 과녁을 찾자.
정상의 기쁨은 오른자의 몫
보카치오의 성안에 올라 성주가 되어
체르탈도의 삶터를 내려다보는
후니클라의 내리막길은 마을의 심장을 찌르고
사이프러스라 칭하는 오뚜기만이 대지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강등으로 주저앉은 계급장처럼
나즈막이 움추린 전원의 향수들은
배곯는 피로가 얼굴에 버짐처럼 번들거린다.
맥빠진 대기는 흐물흐물 비틀거리고
능선위에서 마른 눈길로 상관없는 멍때림
옛날 옛적 데카메론의 페스트 열병
천일야화 보카치오의 가슴아픈 절규가
다시 부활하려는 인간의 심장을 징소리가 웅웅거린다.
르네상스의 서광은 시작이었다 진군의 북소리가 꽝꽝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