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11221. 짐승? 인간? 신? 반인반수 앞에서
나그네수복
2022. 7. 2. 06:46




짐승? 인간? 신? 반인반수 앞에서
짐승만도 못한 인간
개만도 못한 놈
사람은 사람이어야 한다는데
북위 전에 출품된 네발 달린 토용 앞에서
날개인지 뿔인지
꼬리는 야무지게 휘 말았다.
반수가 부릅뜬 채 사람의 눈으로 나를 본다.
그리스 신화 속 어떤 반인반수
짐승인가 인간인가 신인가
종횡무진 반인반수
신도 되고 인간되고 짐승도 되고
속 마음은 생각을 타고
빛도 되었다 어둠도 되었다 회칠한 무덤도 되었다.
짐승보다 나은 인간
개 같은 인간
사람 같지 않은 인간아
네가 사람이냐 인간이 되거라
한 때는 지구를 떠나거라 배추머린 떠드는 말 유행이었지
아마도 주구장창 심란한 세상이
사람 얼굴을 한 짐승 앞에서
아프고 쓰린 고행의 삿된 힘이 무거웠겠지.
무덤을 지킨다는 반수 앞에서 사람이 되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