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연못과 절 사이에는 관계가 있다.-일본 교토

나그네수복 2022. 7. 23. 05:59

 

 

연못과 절 사이에는 관계가 있다.

 

물처럼 산다는 것은 

연못을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연못 위에 떠 다니는 흰구름을 바라보는 것

가랑잎 하나 물 위에서 흔들리는 깃털의 소름을 가져보는 것  

인생 하나가 헛되다 값 되다 동아줄에 매달려 달을 향해 올라가는 사람들

남겨진 노래소리 울음소리 웃음소리 곡소리 흩어지리다.

 

절에서 절처럼 산다는 것은

사시사철 계절을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하늘을 꽉 채워버린 창공에 소리 질러 보는 것

멀리멀리 날아버린 새들에게 전해달라 간절히 소원을 빌어보는 것

삶의 자취 하나가 무언가 무엇인가 날마다 엎드려 주홍글씨 쓰는 사람들

망가져 버린 마음의 부르는 소리 답하는 소리 사라지리다.

 

이래 저래 산다는 걸 흘려보내고 날려 보내 사라지리다.

연못과 절 사이에는 보내는 것 보내지는 것 머물러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