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말라가-오 내 누나인 듯 누이인 듯 오렌지 꽃 향기가 떨며190416
말라가시는 인구 약 57만의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로서
파블로 피카소 생가 및 그의 작품을 전시한 박물관이 있으며,
매년 부활절 축제(수감된 죄수의 사면 행사)와 6월에는 도서박람회가 개최되고,
말라가시청사 광장에는 시인 고은의 시비(詩碑) 건립 및 광장 바닥에 시를 새긴
동판이 따로 설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고은 시인의 시비가 이 유서 깊은 도시에 세워지게 된 사연은
올 2월 14일 그가 이 도시에서 시 낭송을 한 일로 거슬러올라간다.
한국이 스페인 아르코(국제현대아트페어) 주빈국으로 초청된 것에 맞추어
한국문학번역원은 마드리드와 말라가 두 곳에서 문학행사를 열었다.
고은 시인과 소설가 현기영씨, 시인 최승호씨가 행사에 참여했다.
2월 14일 말라가 시립박물관에서 말라가 부시장과 말라가대학 총장을 비롯한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은 시인은 현지에서 쓴 시 <말라가에서>를 낭독해 큰 갈채를 받았다.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에 고무된 말라가 시 당국에서
아예 고은 시인의 시비를 시청 광장에 세우기로 한 것이다.
고은 시인의 시 <말라가에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왜 오늘도 지중해는 수평선이냐//
화려한 갑옷을 벗어라/
화려한 이름을 말없이 떼어내거라/
비로소/
몇 천 년의 말라가가/
그대의 벗이 되리라/
언제였던가/
우는 짐승이던/
그대의 벗이 되리라//
오 내 누나인 듯 누이인 듯 오렌지 꽃 향기가 떨며/
바람을 불러온다.”
(<말라가에서> 전문)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547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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