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소중하게 들어내는 선조들의 혼과 얼인데.190507-국립박물관 창녕사 오백나한전
나그네수복
2019. 11. 21. 10:28
국립박물관 창녕사터 오백 나한전을 보고
투박하게 뭉글어져간 세월의 흔적이
거치른 손바닥에 일어선 가시돋는 각질투성이다.
온 몸에서 내어뿜는 질곡들이 우툴거린다.
웅켜잡은 두 손바닥 부여잡은 간절함이
도포자락속에서 꿈질거린다.
소리지르고 울고 웃고 생각에 잠기고
속된 외양으로 포장한 우리네 얼굴
깊숙히 자리잡아 같힌 채 몸부림쳤다.
묻어버린 세월이 다시 살아나
가부좌 틀고 앉아 버티어낸다
뭇 사람들은 아마 이게 내 얼굴이라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오랜 세월 흙으로 변해갔던 이 모습을
누구라서 내 던지겠는가?
소중하게 들어내는 선조들의 혼과 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