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빈의자 여유로움이 나그네 한숨을 내쉬게 한다.191212-부산 보수산
나그네수복
2019. 12. 18. 09:23
부산 밤의 용두산 새벽의 보수산
부산의 밤 용두산에 올랐더니
그 옛날 없었던 전망대가 우뚝거리고
밤 색깔이 갈 데없이 선명하다.
길쭉한 계단만이 첩첩했던 용두산
내 생애 3번째
건너 뛰어 함께했던 그려지지 않는 그 얼굴들
사라져버린 모습을 그려내면서
한걸음 한걸음엔 주마등의 감회가 함께한다.
신기했던 영도다리가 환영으로 서린다.
국제시장 밤걸음 걷노라니
영화의 한장면 겹쳐들고
깡통시장 비집고 걸었더니
들뜬 마음되어 마음껏 사람들과 부딫친다.
시장축제라고 하늘에는 잘디 잔 불빛들
촘촘히 사방으로 나래를 펴고
성큼거리는 크리스마스 송년으로
부산나게 걸어다니는 기쁨들이 어우러진다.
새벽엔 가파른 경사에
다닥다닥 엮여있는 꼬마건물사이
깔끄막 경사진 계단을
헉헉대며 꼭대기 민주광장을 향해 오른다.
밤새 높아보이던 용두산 전망대는 저 아래
희끄무레한 대교는 삘래줄처럼 외로워도
양지바른 벽화 전시장앞에
빈의자 여유로움이 나그네 한숨을 내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