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두 그루를 무심히 지켜만보고 있을 뿐이더라.181010-요세미티 옴스테드 포인트
나그네수복
2020. 2. 10. 09:03
요세미티 옴스테드 포인트에서
빙하시대 뒤끝 앙상히 바위만 남은 거대한 너럭바위
균열의 틈새에서 신기하게 딱 두 그루의 나무가 자랐다.
천재 풍상에도 굴하지 않고 꼿꼿한 기상, 고고한 자태 한그루
천재 풍상에 배배꼬이다 못해 창자까지도 들어내며 엉긴 또 한그루
흙이라곤 한줌도 없는 이 틈새에서
생명을 살려낸 두그루는 어찌 이리 다른 모양인가.
풀어내는 이야기 너무 다르다.
푸른 창공에 우뚝서 호기롭게 날씬하려 바위를 삶의 대지로 삼았노라.
바위가 주는 고통에 몸부림치고 박박기면서 더 할수없이 살고 있노라.
덩어리 바위 두개가 굴러가던 길을 멈추고
그네들 생명나무 두 그루를 무심히 지켜만보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