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늦었어도 측은지심 동감 해본다. 190419-크르도바 메스키타
나그네수복
2020. 4. 3. 14:59
코르도바 산타마리아 성당/ 메스키타 /모스크
거의 백여개가 부서지고도 팔백여개가 남아있다는 기둥의 숲
어둑어둑한 조명앞에 한창을 기다려야 형상이 들어나더라.
어쩌면 아름답기보다는 어스럼한 홍백의 부채살아래
무당의 신령스러운 기도가 영험할듯이 가득히 피어올랐다.
가느다란 기둥들이 묵직한 부채살에 억눌려 힘겹게 어둡다.
모스크라는 메즈키타 땅에 엎드려 절하는 곳
산타마리아 성당은 무릎꿇고 두손모아 기도하는 곳
로마식건물들과 고트족교회의 돌들은 이만오천 알라로 다시 세우고
국토회복운동 승리의 표징되어 한복판에 카톨릭성당 지으니
세계에서 희한한 한건물 두종교 웃기는데 내력은 쓰리고 아프다.
어디에도 없는 것을 부수고 어디에도 있는 것을 지었구나.
한숨섞인 왕의 목소리. 늦었어도 측은지심 동감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