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내가 아는 철학의 길-일본 교토

나그네수복 2022. 4. 1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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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철학의 길

 

하이델 베르그 시내 강 건너 산 중턱을 따라

야트마한 철학자의 길이 있어

하염없는 강을 내려다보며 시내 고성을 강 너머로

헤겔, 야스퍼스. 칸트 등 대가들을 궁금해하며 걸었다.

 

대한민국의 남도 끝 중도라는 섬의 맽 끝단에는

대한민국 지도를 닮은 솔숲이 있어 

짱둥어 나무다리를 향한 솔 숲 사이 구불구불 철학의 길

솔 향을 맡으며 홀로 생각에 잠겨 한나절 걸을 수 있었다.

 

서초 예술 조각 공원에 늘씬한 두 줄기 세콰이어 숲 사이로

외줄기 소실점으로 모이는 사색의 길이 있어 

연인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달콤하게 팔짱을 끼고

멋진 분위기의 인생 샷을 남길 수 있는 서양풍으로 뻗어 내린 멋진 길이 있다.

 

은각사를 벗어나 한고비 돌아들면 하수구 같은 개울이 흐르고

도랑길 양날개처럼 철학의 길이 길게 뻗어

돌다리 수로 다리 동네 신사 공동묘지 정든 마을 가슴에 담고

어머니 품속 같은 포근한 보금자리 인생을 번민하는 길이 여기랍니다.

 

양재천에도 칸트의 길이 산책길 한 모퉁이 남모르게 숨어 있어

칸트가 남긴 말을 유명하게 새겨놓은 철판들이 두 개는 있다네요

언젠가는 눈여겨 양재천으로 칸트의 언어를 술레 잡이 갈 겁니다.

철학이라고 살아있다는 번뇌가 해결되리라고 믿는 것은 아니지만요.

산다는 것의 길잡이가 되리라고 믿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