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그 동생들이 생각난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에서.191211
나그네수복
2019. 12. 18. 09:48
부산 감천 문화마을에서
바다가 보이는 비탈진 언덕길에 햇살은 따사로운데
부산역에서 전철타고 버스타고 고개넘어 찾아온 길 감천문화마을
하늘마루라 부르는 이 쪽 동네 사무실 옥상에 올라서니
색동으로 입혀놓은 지붕들이 줄줄히 한눈에 깔스럽다.
조그만 줄지은 하꾜방들 흑백으로 추억입혀 옛시절 떠올리니
왕십리 고모네 산마루에 판자집이 주마등으로 지나간다.
신문지 다닥다닥 가마거적 들추고 드나들던 그 방에
증조할아버지 자손 서울바닥 피붙이라고 살갑게 웃음꽃이 피었지.
가파른 비탈길 헐떡이면서 고모님 따듯한 마음 찾아가곤 했었지.
감천마을 이 골목 저 골목 쏘다니며 달동네 꽃피었다
빛바랜 가구라도 눈길 끌고 바래버린 페인트라도 정겨웁다.
어린 추억에 꽃향기 아롱아롱 날리는데 돈으로 도배되는 동네가 서글퍼진다.
그래도 아름답다.
빼어난 정성들
딱 제자리 차지한 꾸밈들
큰 집 큰고모네 반겨주던 사촌 누이들
미국에서 선교부부라는데 향기롭겠지
그 동생들이 생각난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