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교토 민박 료칸의 식사 한 끼.

나그네수복 2022. 6. 29. 05:45

 

 

교토 민박 료칸의 식사 한 끼

 

한술의 쌀밥 맛에 음식 솜씨를 평가한다든가?

몇 숟갈의 고들진 하얀 쌀밥

몇 가지의 한 젓가락 반찬

단정한 반합은 3명의 사람대로

줄무늬가 예쁜 찻주전자의 손잡이는 

동그란 왕골 받침 위에 예쁘장하게 반원으로 수그리고

먹는 거에 부담스러울 큼직한 손수건이

길쭉하게 말려있다.

조각배 접시엔 후식 과일이 세 도막 가벼이 올라서

노란 기운을 부드럽게 내뿜는다.

샘물처럼 단정한 료칸 민박의 음식을 앞에 두고

창문 밖 고인듯 흐르는 시냇물을 물끄러미 내어다 보니

이른 봄 아직은 생기 없는 나무 몇 그루가 세월을 깨워준다.

여기가 일본이지 교토

생경한  동그라미 긴 타원에 나뭇잎 접시까지

젓가락 두 줄기 긴 가락에 네모난 묵 그릇까지

고소하고 맑은 마음으로

앉은 의자에 걸터 앉아 부족할 듯한 한 식사 시작한다.